다니는 미용실을 바꾸길 잘했다.
새롭게 찾아낸 미용실이 정말 마음에 든다.
지금까지 총 3번을 갔는데 두번은 매우 꼼꼼한 미용사였다.
미용사 본인이 생각했던 스타일이 나오지 않았던 건지 머리를 두번이나 감게 하고 정성스레 체크해주었다.
조금 까칠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내 스타일의 기본을 만들어줄 사람은 이렇게 확고한 기준과 고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문가의 고집과 의견에 따라서 손해를 볼 일은 생각보다 적다.
나보다 잘 아는 사람한테 맡긴다.
세번째 맡긴 미용사는 다른 사람이었다.
이 미용실에 가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이사람 때문이다.
손님들의 후기에 대응하는 것을 보면 애교가 많고, 친절한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이미 두번이나 꼼꼼한 미용사에게 잘랐고, 만족스러웠지만 이미 예약이 가득차 있어서 차선으로 선택한 미용사다.
예약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뛰어갔다.
습도도 높은데 긴팔 셔츠에 구두를 신고 뛰어갔더니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나는 얼굴까지 땀을 흘리는 일이 잘 없는데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로 들어가서 머리를 맡겼다.
의자에 앉고 나서야 미용티슈라도 부탁해서 조금 땀을 닦을 걸 하고 내 짧은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미용사에게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제가 뛰어와서 땀이.."
"괜찮아요."
괜찮다는 말을 들어도 걱정이 가시지는 않았다.
미용사가 아이를 가진 상태라 냄새에 민감할텐데 이거 어떡하나 싶었다.
향수를 뿌리고 가면 비위가 상할까봐 그냥 갔는데, 시간에 맞추려고 뛴 것이 큰 실례를 범하고 만 것이다.
머리를 감겨주고 말려주고, 제품을 발라주는 수습 미용사에게도 미안했다.
다음에는 오늘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출발해야겠다.
예전에 다니던 미용실에 비하면 커트에 필요한 비용이 약 40% 이상 올랐는데, 그럼에도 비용 대비 만족도가 크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괜찮은 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