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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彼の事情

회사에서 1인분을 못하면 밥그릇을 잃나? 1인분이 뭔가요?

신입사원이 입사한지 반년 가까이 되었다.

업계를 바꿔들어온 경우라 사회경험이 전무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얼마전 상사 및 거래처 대표와 넷이서 점심을 같이 했는데 쓴웃음을 지을 일이 있었나보다.

거래처 대표가 신입을 채용하면 몇년은 있어야 (회사 입장에서)1인분을 하는데,

일이 힘들다고 다들 그만둬버리니 사람 구하기 어렵다는 말에 동조하는 상사의 의견을 들었기 때문이리라.

 

신입사원이 식사를 마치고, 개인적으로 물어왔다.

"팀이란 게 뭔가요? 저를 가르칠 생각은 있으신가요?"

"무슨 말이죠?"

"제가 정말로 오래 다니기를 원하신다면, 또 1인분을 하길 바라신다면 일을 이것저것 시키면서 가르쳐 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요? 저는 요즘 00 씨에게 많이 시키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제가 하고 있던 일들 중에 시켜볼 수 있는 건 나눠줬어요."

"아직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어렵죠.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건 제가 하고, 다른 분들이 더 잘할 수 있는 건 더 잘하는 분이 하는 게 진정한 팀이 아닐까요?"

"제가 돈을 주는 건 아니지만, 기회를 주고 있는 거예요. 저한테서 일을 빼앗아갈 기회죠. 00 씨가 그걸 잘하면 제가 하지 않고 시킬 거예요. 그러면 00 씨도 잡일에 가까운 일이 조금 줄어들 수도 있겠죠.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예전에 어떻게 배웠고 누구는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보상심리예요. 내가 어렵게 익혔는데 넌 거저 먹으려고? 라는. 그런데, 그동안 옆에서 제가 하는 일을 봤죠? 금방 빼앗아갈 수 있겠어요?"

 

"아뇨. 아직 잘 몰라서.. 그건 아닌데요. 하는 일이 너무 많고 꼼꼼하셔서..."

 

 

"사람들이 '기술'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사실 '기능'인 경우가 적지 않아요. 그리고, 그 테크닉을 전수하지 않으려는 것,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지 않으려는 것은 테크니션으로서의 포지션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상사가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해서 지식을 습득할 방법이 없던 시대라면 모를까 지금은 업무지식의 우위만으로 어떻게 되지 않아요. 물론, 상사가 지도를 해주지 않으면 방향성을 잡을 수 없어 곤란한 점이 있겠지만요."

"사실 업무처리방법을 알려주면 내 자리가 위태로워질까 전전긍긍하는 건 어이없는 일이예요. 알려준다고 해서 곧장 상사의 업무처리 프로세스를 적용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간 만들어온 대인관계도 무시 못하죠. 그래서 곧장 상사 마음에 들게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생각보다 크지 않아요. 특별한 일도 아닌데, 일상적인 업무처리방법 정도 알려준 정도로 내 밥그릇이 위태로워진다면 그건 나는 이미 경쟁력이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으니 그쪽이 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다른 사람들이 00 씨에게 뭘 주문하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저는 일을 시켜보는 게 '해보라는 것' 그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패할 것이라 짐작하고 평소처럼 업무처리를 하면서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줄 뿐입니다.

00 씨가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는 받겠지만, 적어도 그동안 이 업무는 어떻게 처리돼왔나 알 수 있는 거죠.

해본 적 없는 일이라면 한번에 파악하기 어렵겠지만, 하다보면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요구하는지 감을 잡을 수도 있죠."

 

"아까의 1인분이 신경 쓰이는 모양인데 그건 그들이 생각하는 기준일 뿐이고, 부하직원 누구에게도 명확히 설명한 적이 없으며,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끼리 모인 곳이 아니라면 솔직하게 본인의 생각(기준)을 말하지도 않을 거고, 00 씨에게 요구하지도 않을 겁니다."

신입사원에 대한 회사의 기대치가 0 이라는 것을 불쾌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신입사원에게 태도 외의 것을 기대하는 것이 과하다 생각합니다. 그러니 1인분이라는 말에 너무 사로잡히지 마세요. 이 말이 불쾌할 수도 있으나 신입사원은 그럭저럭 굴러가는 회사라면 언제 그만두어도 상관 없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신입사원에게 무언가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 과하다 생각합니다."

 

 

"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야근하면서 보고서를 만드셨는데 저는 그렇게 못할 것 같아요. 회람용도 아닌데 사소한 것조차 왜 보고서로 만드는 건가요? 말로 설명하면 5분이면 될 것을...그동안 회사의 부당한 요구에 너무 익숙해지신 것 아닌가요?"

 

 

"그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부당한 요구인지는 모르겠네요. 

제 생각이지만, 적어도 이 회사에서 사소한 이유로 보이는 것조차 보고서를 들고와서 이야기하라는 이유는 

보고 받는 사람은 그 보고서 내용에 담긴 것말고도 다른 많은 것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보고서의 핵심은 문제현안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와서 보고 받는 사람이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데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보고를 할 때, 글이 아닌 말로 하게 되면 횡설수설할 수도 있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도 반대 의견에 부딪히는등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이 오면

이야기하고자 했던 부분을 전부 이야기하지 못하고 끝내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글로 정리해놓으면 보고서를 쓰는 과정에서 이미 내 머릿속은 정리가 마쳐질 거고

구두보고를 곁들이게 되더라도 보고서 내용만큼은 파악을 마친 상태니까 크게 당황할 일이 없습니다.

설사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더라도, 정리된 보고서를 통해 보고를 받는 사람은 

혀를 찰지 몰라도 기안자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더 나은 업무지시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리해보면, 사소한 내용조차 보고서를 쓰는 이유는 '결정권자의 의사결정 과정에 필요한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서' 보고서를 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00 씨에게 사소한 것조차 보고서를 들고가서 이야기하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일각을 다투는 일이 아니라면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생각을 하고 왔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뭐가 안돼서 문제가 발생했고, 현 상태는 어떠하니까 뭘 해결해줘야 하는지. 아직은 일하면서 나만의 색깔을 넣을 수 있는 포지션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의견이라는 게 있으면 좋겠어요. 생각을 통해 내 의견이 먼저 세워지지 않으면 누구의 말을 듣고 따라하는 앵무새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내 주장이 없기 때문에 상대방은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요점을 묻게 됩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미래의 내게 하고 싶은 말을 신입사원에게 해준 것 같다.

 

이번에 새롭게 설정한 목표를 이루고 나면 

전문가로서 대우를 받기는 하겠지만, 그럼에도 그집단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입장이 되는데 

그때도 내 색깔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