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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Age is just a number. 언어공부에 나이 제한은 없다.

작년부터 등록해놓고 시간을 내 몰아보는 채널에 새롭게 올라온 동영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영상의 주인공은 영어와 일본어의 bilingual이고, 초등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미국에 살았습니다.

귀국해서 일본 회사에 다니게 되며 여러 가지 문화 차이나 언어 사용 등으로 곤란했던 적도 있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이 동영상을 소개하기 전에, 잠시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동영상과 번외로 추천하는 영상에 대한 글만 보고 가시려면 동영상이 나올 때까지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오랜만에 알바하던 곳에 갔습니다. 별로 달갑지 않은 사람도 마주칠 수밖에 없는 큰 곳입니다.
감사하게도 오랜만에 봤다고 말만이라도 여기저기서 반겨주시고 간단한 선물도 주었습니다.

누군가 제 근황을 물어보는 사람이 있어서 간단히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자 "그 나이에?"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과연 나이가 문제가 되는 걸까요? 한국이나 일본은 나이에 민감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예를 들어볼까요.

열에 일고여덟은 19살이 되면 수능을 비롯해 여러 대학 입시를 치르고 20살, 늦어도 20, 21살에는 전문 대학이나 4년제, 혹은 6년제에 가서 대학생이 되고, 남자라면 군대 갔다 오고 복학해서 26~27살쯤에 졸업하고 취직합니다. 안 되거나 늦으면 패배자 낙인을 찍어버리니 너도나도 도전을 피하게 되고, 실패하면 안 된다고 한번이라도 늦으면 사다리 끄트머리가 잘려나가서 그대로 지옥 불에 떨어지는 것마냥, 무언가에 쫓기듯 공무원 시험을 봅니다. 심지어 버스 기사, 과학자, 카레이서, 대통령 등 다양한 직업을 꿈꿀 법한 초등학생조차 공무원을 입에 올리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취업 호황기라는 일본은 우리와는 다를까요?
(제 머릿속의) 일본 역시 대학을 졸업한 신입의 나이에 마냥 너그럽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이 제한에서 약간 너그러워질 수 있는 것은 외국인이 일본어를 배울 때 정도로 80살까지만 산다고 해도 인생에서는 잠시 일뿐입니다.






그런 일이 있고, 약 삼일 뒤에는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만났습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인데 나이는 제각각입니다.


누가 제일 어리고, 제 나이가 몇 살이라는 것, 그리고 다른 분들이 대략 몇 살이라는 것 정도는 알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몇 살인지 구체적으로 묻지는 않습니다.

필요에 의해 묻더라도 금방 까먹고 맙니다. 이 모임에서 나이는 생각 외로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한쪽에 가서는 늦은 나이 취급을 받다가, 이곳에 오니까 하고 싶은 것을 밀고 나가는 실행력이 부럽다, 젊어서 좋겠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우리가 어떠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이를 신경쓰지 않는 것일까요?


일본은 나이를 신경 쓰지 않는다, 상하구별이 잘 없다 그런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합니다.

(한국과 일본)친구들이 "한국은 일본보다 그런 점(나이로 상하관계를 명확히 구분)에서 엄격하잖아?"라고 동의를 구하면 뭐라하면 좋을지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이처럼 제 주변 사람들은 저와 비교할 만큼 일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재미있는 질문 내지는 농담을 하곤 합니다.



"야, 일본인들은 나이 신경 안 쓰냐? 나이 차이 많이나도 친구로 생각하고, 친구 먹는다며? 그럼 일본 가면 너랑 나랑 친구냐? 하하하하."

"에이~ 형, 그건 아니죠. 형은 형이죠."


"아, 그러고 보니 이러이러한 일도 있었어요. 형도 일본으로 전직 생각해보실래요?"

"됐어, 내 나이가 몇인데 이제와서 거길 가냐. 나 일본말도 못한다. 네가 나좀 가르쳐줄래? 하하"



일본이라고 해서 상대방의 나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 이 나이에는 새로운 걸 도전하면 안된다고 못박아둔 것도 아닙니다. 

고등학생 때 공부를 덜 해서 20대가 되어 후회되는 사람이면, 고등학생 때 공부 열심히 할 걸. 내가 고3이면 밥만 먹고 공부만 하겠다 라고 이야기할 것이고

젊어서 청춘을 즐기지 못했다고 생각한 사람이면 미친듯이 안 놀고 뭐하냐고 나중에 후회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특히 4-50대와 만나면 젊을 땐 뭐라도 가능한데, 왜 나는 그때 도전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내가 그 나이면 뭔들 못할까 라고 이야기하는 분도 계십니다.



이럴 때면 서양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나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여긴다고 하고, 이력서에도 선입견을 갖게 만들 수 있는 나이와 사진은 사용하지 않는 것 말입니다.

막상 그쪽에 살면 또 다르게 생각하려나요? ^^


age is just a number!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도전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다소 망설여지더라도 해봐야겠습니다.

젊다는 게 왜 좋은지 피부로 느끼지 못하지만, 좋았던 순간은 그 당시에는 잘 느끼지 못하는 한발짝 느린 사람인 것 같아요.









동영상이 끝난 후 나오는 추천 영상도 영어 공부와 관련된 비슷한 내용입니다. ^^ 만날 기회가 있다면 모임에 참석하고 싶어요.

두 언어 중 어느 쪽도 제 모국어가 아니지만, 치카 씨와 꼭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본문은 여기서 끝입니다. 긴 글에 어울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얼마 전에 TED 영상을 봤는데, 어렸을 때부터 bilingual이 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2개 언어에 익숙해진 것은 행운이라고 합니다.

보통 한 개 국어를 모국어로 받아들이고 성인이 되어 외국어를 습득하는 사람은 주로 한쪽 뇌만 쓰게 되는데,

bilingual은 이와 다르게 좌뇌와 우뇌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때문에 성인이 되어 외국어를 습득하는 사람은 따라잡을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2개 언어를 사용하게 되면 뇌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어 이롭다고 합니다.



그 TED 영상은 Youtube에서 확인해보세요 https://youtu.be/MMmOLN5zBLY

영어 영상인데 한국어를 비롯한 여러 언어로 자막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