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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彼の事情

付き合ってくれる? 「うん、いいよ」


F쨩은 나보다 장난끼가 가득해서 예나 지금이나 도저히 못당하겠다.

골려줘야지 라고 생각하면 한술 더 뜨는 그녀를 좀처럼 당황케할 수 없다.

나름대로 '이건 세다!'고 생각했던 것마저 통하지 않았으니.


이제 집밥을 좀 해먹고 싶으니 이것저것 만드는 법을 부탁해볼까?

어려운 건 시간 아깝고 귀찮으니까 놔두고 규동(牛丼)같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덮밥류가 좋겠다.



절임음식은 만들어놔봐야 잘 먹지도 않을 거고..

Delish kitchen에서 가끔 추천요리를 보는데, 만만해보이는 건 별로 안 당기는 걸 보니 아직 배가 부른 것 같다.



일본식 카레를 좋아하지만, 할 수 있는 요리가 적어서 매일 카레만 먹는 건 괴로운 일이다.


한국 식재료를 사러 가는 것도 웬만하면 피하고 싶고, 그럴싸한 맛도 못내니까.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애호박볶음 같은 간단한 건 할 줄 아는데 그것들은 내가 할 줄 알아서 되는 게 아니라,

사실 김치나 된장, 새우젓이 맛을 만들어주는 거니까 사다먹는 김치나 미소(みそ)로는 그 맛을 낼 수 없다.


영국에서 쌀이나 반찬 구하기가 힘들어서 이런 걸 잘 먹지도 못한다는 형을 생각하면, 일본이 쌀 먹는 나라라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일본에 살던 사람들을 찾아가보면 남자는 살이 빠지고 여자는 살 찐다는 얘기를 한다.

맛있고 저렴한 디저트가 많으니까 여자들은 단 것을 많이 먹고 살이 오르고,

남자들은 그런 건 덜 먹고 한국처럼 푸짐하게 한그릇 먹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살이 빠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밥이라도 잘 먹어보려고 요리 잘하는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어서 안달인 것 같다.


싸우고 나서 도시락의 밥 위에 김으로 バカ(바보)라고 써놔도 화가 나기는 커녕 되려 고마운 마음으로 가득할 것 같다.

인터넷에서 본 사진이 있는데, 진짜로 싸우고 그렇게 싸준 건지 컨셉샷을 찍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귀여웠다.


싸우는 거야 어느 나라든 똑같겠지. 사람이니까.

근데 밥은 든든히 먹고 싸우자.



어쨌든 오늘 저녁은 카레다.

이따 퇴근하면 귀찮게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