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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전하던 시험에서 물을 먹었다.

심지어 시험장에서 합격을 확신한 상태였다.

상당히 자신이 있지 않고서야 합격을 확신할 마음이 안들지 않나.

 

채점 결과를 받아보니 전체적으로 평균을 넘기는 점수가 나왔다.

그러니, 나머지 한 논점은 평균만 해도 여유롭게 합격할 수가 있었던 셈이다.

'합격선보다 높은 점수가 나오겠네' 라는 생각을 갖고, 문제를 재검토한 뒤 제출한 답안지였다.

 

그러나, 마지막 한 문제에서 2점밖에 얻지 못했고 그게 발목을 잡아 떨어졌다.

생소한 문제기는 했으나 부분 점수만 얻어도 합격은 될 것이란 생각이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2점이라니?

생전 안하던, "답안지 다시 확인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묻기까지 했다.

시험지에만 풀어놓고, 답안지에 옮겨적지 않고서야 2점은 도무지 말이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2점을 받았으니 백지 제출도 아니었을 거다.

 

포인트를 한번이라도 잘못 짚으면 줄줄이 오답으로 이어질 수 있기는 하지만,

부분점수라는 게 있으니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2점을 받았는지 기가 막혔다.

"2점? 응, 너 문제 해결은커녕 이해도 못한채로 개소리만 한 거야."라는 것과 다를 게 없지 않나.

 

 

목감기에 걸려 침을 삼키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고통이 한순간에 잊혀졌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 잘 모르겠다.

통근 직통열차를 타고, '뭐? 내가 불합격이라고? 어떻게 그걸 떨어지지?'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더니 머리가 핑 돌기 시작했다.

 

뭔가 먹고 싶다는 생각조차 없어졌다.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잠을 청했으나 분해서 잠도 오지 않았다.

생각보다 쉬웠으면 한번은 더 볼 걸. 자신하지 말 걸.

이런 후회도 잠깐했지만, 후회보다는 분노에 가까웠다.

 

시험 특성상 만점으로 합격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고,

출제방향이 바뀌면 점수가 급락할 수도 있으니 운에 따라 갈리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실력이 더 좋았으면 떨어뜨리려 내는 문제라도 붙었겠지만,

떨어졌으니 그만한 실력은 안됐던 것 같고.

최소한의 운만 따랐어도 붙었을텐데, 운이 이렇게 없을 수도 있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하던 것이나 마저하면서 다음에는 최소한의 운이 따르기를 바랄 수밖에.

시간도, 돈도, 노력도 너무나 아깝다.

나한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서 마음은 더 아프다.

 

나이를 먹으면 시험 스트레스를 더 잘 조절할 줄 알았는데 더 절박해지나보다.

빨리해야지.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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