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지난 주말부터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는 ゴールデンウイーク(골든위크).

반기는 사람도 있는가하면 연휴 때문에 오히려 업무량이 늘어서, 얼른 끝났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병원에서 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일주일 내내 쭉 근무한다고 한다.

 

"아니, 인턴도 아니잖아. 연휴인데 병원이 왜?"

"연휴니까 입원한 가족들 하루,이틀은 보러 올 거 아냐."

철도회사에 근무하는 누구는...

"어마어마하게 쏟아지는 유동인구와 민원 탓에 죽겠어. 살려줘"

주말을 쉬는 친구도 있지만, 평일에 쉬는 친구도 있기 때문에 다들 연락되는 날이 제각각이다.

 

남들은 가족을 만나러 지방에 내려가기도 하고, 3배나 비싸진 값을 치뤄가면서도 여행을 즐기는데

직장에 매달려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일을 바꾸고 싶다나?

그래도 평일에 쉬면 은행에 맘 편하게 갈 수 있어서 그건 좋단다.

 

내가 급여가 적지만 안정된 일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물어보니

몇 백 있으면 네덜란드로 이주할 수 있다는데 가보겠냐고 농담을 던지길래

그렇게 하려면 일본인이 돼서 네덜란드로 다시 이민가야 하는데 몇 살에 가라는 거냐며 웃었다.

 

요즘 웃기는 이야기보다는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를 했더니 

무슨 말이든 무겁게 느껴지는지 상대방이 짓궂은 농담을 걸어온다.

 

그런데 남들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한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더라.

돈을 얼마나 벌어가는지, 일에 얼마나 만족을 느끼는지, 미래전망은 어떤지...

진부하다고 여겨지는 것들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직업(또는 회사)를 바꾸는 시기가 온 것 같다.

일본 사람들은 아직도 종신고용에 대한 믿음이 약간이나마 있어서 정사원 채용이 되면

(회사의 규모나 일의 강도, 급여, 복지 수준 등을 고려하여) 가급적 은퇴할 때까지 다니려는 친구들도 있지만

한국 지인들은 한국 경제가 불황이다보니 공공기관의 채용 시험을 보거나 회사를 여러 번 옮겨가는 경우도 있다.

 

어지간한 급여로는 서울에 집 한 채 사기 어려우니 월급쟁이 신세를 면하고자 자영업을 하는 사람도 생겼다.

각종 재태크, 주식 등을 알아보기도 하고 큰 돈을 잃는 사람도.

 

"요즘 일 어때? 거기 업계가 좀 어떻다며?"

"그래? 나 회사 옮겼어. 00하는 회사로."

"엇, 미안."

 

여기를 떠나면 천국이 펼쳐지겠지 라는 생각은 접고 단단히 준비하는 게 좋겠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제3국이든, 어딜가나 기반을 잡지 못하면... 만나는 사람과 언어만 바뀌었을 뿐

나는 바뀌지 않은 채로 물만 건너는 게 아닐까.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