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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한자 공부, 진척은 있으신가요?

백과사전같은 두꺼운 책을 펴고 깜지쓰고 계신다고요?

잠깐 멈춰보세요.

 

제가 이번에 제안드릴 방법은 하루에 약 200자 내외로, 매 11일마다 1회독을 마치는 스케줄입니다.

 

 

구체적인 계획표를 소개하기 전에 일본어능력시험 JLPT만 공부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꼭 읽어보세요.

옛날부터 저는 블로그에서 JLPT 공부할 때는 한자'쓰기' 공부를 하지말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초중급 학습자 대부분이 한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일본어를 그만두기 때문에!

 

- 일본 드라마나 애니 등으로 일본어가 친숙해진 분이라도 글을 못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일본어 한자는 음독과 훈독으로 나뉘는데, 이 한자 읽는 방법을 몰라서 그렇습니다.

 

음독은 일본어로 音読み(おんよみ)라고 하고, 중국에서의 발음이 전해진 것이라 합니다.

한편, 훈독은 일본에서 쓰이던 말의 발음으로, 訓読み(くんよみ)라고 합니다.

 

山(메 산)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ヤマ、さん 이렇게 표기를 하는데요.

カタカナ(카타카나)로 표기되어 있다면, 音読み(음독)에 해당하고,

ひらがな(히라가나)로 표기되어 있다면 訓読み(훈독)로 표기하는 것입니다.

 

지금 JLPT N5를 공부하고 있는 분이라면 조금 어려운 내용이지요?

일본어를 읽는 방법에는 훈독과 음독이 있다는 것만큼은 이번 기회에 챙겨가시면 좋겠습니다.

 

*참고 : 종이사전에서는 훈독과 음독의 표기를 엄격하게 구분하지만, 온라인 사전에는 전부 히라가나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훈독과 음독, 둘다 알아야 할까요?

네, 다 알아야합니다!!

옆집 누구가 일본말을 할 줄 안다고는 하던데, 글은 읽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 한자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본어 공부하면서 한자를 모르는 것은 문맹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한자... 잘 안외워지죠.

한자의 형태, 음독, 훈독 이렇게만 해도 외울거리가 많습니다.

 

 

저는 입문,초급 단계에서 한자를 써가며 공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자 형태 외우랴, 음독 외우랴 훈독 외우랴, 그 한자를 사용한 단어 외우랴

일본어를 잘 모를 때는 공부도 잘 안되는 게 정상입니다.

10번씩 써가면서 공부하면 하루에 200자는 커녕 20자도 어렵습니다.

 

 

한자는 읽는 방법과 뜻을 우선적으로 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다음에 형태를 눈과 머리로 담아두는 것만으로 JLPT 통과는 충분합니다.

 

 

2. JLPT는 쓰기 시험이 없기 때문에.

- 한자 공부는 분명히 필요하지만, 눈으로 많은 것을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눈으로 외우는 것과 쓰는 것의 속도차이는 천지차이입니다. 말할 것도 없습니다.

(단, EJU 일본어, 대학입시 소논문, 일본 취업 등 일본에서 생활을 염두하면 한자 쓰기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JLPT에는 쓰기 시험은 없지만, 한자를 어떻게 읽는지 물어보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集合(しゅうごう)라는 한자를 주고, しゅうご 、しゅうごう、しゅご、しゅごう와 같은 함정을 파놓죠.

제대로 외우지 못했다면 틀립니다!

만약, 集의 音読み는 [しゅう]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しゅご나 しゅごう 같은 오답을 고르지는 않겠죠?

 

제가 서점에서 봐왔던 JLPT 교재에서는 음독과 훈독을 하나하나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개별한자를 공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효과적이지만,

JLPT 교재에서 지면을 할애해가며 한자별로 읽는 방법을 학습시키기에는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한 페이지에 대량의 한자어를 집어넣어놓고 빈출어휘와 같은 식으로 외우게 합니다.

요즘에는 바뀌었나요? ^^;

 

 

3. 한자를 쓰지 않아도 JLPT N1까지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 실제로 가능합니다. 제가 해봤습니다. 

 

++ 완전히 유료화돼서 옛날보다는 덜 읽힐텐데, 아사히신문의 天声人語(천성인어)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글이 너무 어려워서 JLPT N1 밑으로는 제대로 해석이 안돼 독해 공부가 되질 않습니다.

천성인어는 글을 알기 쉽게 쓰는 편이 아니고,

표현(어휘수준, 문법)이 어려워 사전없이는 내용의 50%조차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사전에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 표현도 사용됩니다. 고어도 사용되고요.

때려맞추기(?) 독해는 영어 공부하면서 많이 해보셨을 겁니다.

그게 진짜 실력이라고 할 수 있었나요?제 생각에 합리적인 추론과 때려맞추기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참고로, 天声人語(천성인어)는 원어민 중학생, 고등학생이 입시 대비로 필사하며 읽는 수준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비유적인 표현이 많이 나오고, 직설적이지 않은 특유의 문체가 한층 더해져 얼핏 읽어서는 종잡을 수 없는 내용도 나옵니다.

즉, 일본의 정치,사회,경제,문화 배경을 평소에 신문 등을 통해 틈틈이 공부하지 않았다면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을 다루는 것이 예삿일입니다.

그래서 이 내용들을 풀어서 설명해달라고 해도 원어민조차 애를 먹는 경우가 있죠.

JLPT N5~N2 공부중에는 천성인어를 흥미본위로 읽어보면 몰라도, 주교재로 삼는 것은 헛스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에도 한자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

일본 초등학교 6년간 배우는 한자는 1,006자입니다.

중・고등학생 때 배우는 한자는 1,130자로 초중고를 합쳐 2,136자가 현재의 상용한자가 됩니다.

2,136자를 알면 일본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거의 대부분의 한자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일본어 공부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 한자 스케줄표 (상용한자 2,136자 회독용)

자, 지금까지 한자쓰기를 하지 않아도 JLPT에 합격할 수 있으며, 한자 쓰기가 필요한 사람도 있다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지금부터는 아래의 한자 쓰기 스케줄표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한자쓰기를 여러번 해봤는데, 지금까지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이 방법이었습니다.

소위말하는 '양치기'입니다.

 

- 준비물: 종이 + 펜 혹은 태블릿PC 및 태블릿전용 펜

- 스케줄표 :

회독수 일자 학년 학습범위 비고
1회독 X월 1일 초1~초2 217자 1회독 시작
X월 2일 초3 200자  
X월 3일 초4 200자  
X월 4일 초5 185자  
X월 5일 초6 191자 초등6년 5일완독
X월 6일 중・고등 200자  
X월 7일 중・고등 200자  
X월 8일 중・고등 200자  
X월 9일 중・고등 200자  
X월 10일 중・고등 200자  
X월 11일 중・고등 130자 중・고등 6일완독
2회독 X월 12일 초1~초2 217자 2회독 시작
X월 13일 초3 200자  
X월 XX일 ... XX자  
X월 22일 중・고등 130자 2회독 완료

 

1. 한자는 많이 쓰지 않을 것.

2. 외울 때 의식해서 최대한 외울 것,

3. 필순을 지킬 것

 


 

이 스케줄표의 학습목표는 한자쓰기 및 일본어 실력 향상에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한자쓰기를 하면서 음독,훈독을 같이 익히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일본어 학습법인 반면,

한자어를 읽는 것이 중요한 JLPT 공부와는 맞지 않습니다.

JLPT 공부는 한 '단어'라도 많이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자 자체만으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자어로 이루어진 단어장이 있다면, 그걸 달달 외우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인체, 교통, 멸종, 석유, 경제 이런 말들을 그냥 모아놨을 뿐이라서 기계적으로 외울 것을 요하기 때문에

사실 머릿속에 얼마나 남는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제시한 스케줄이 '완성'이 아닌 '완독'으로 쓰여져있는 것 보셨죠?

암기력이 뛰어난 분을 제외하면 지금 많이 쓴다고 해서 내일 기억하고 있으리라는 확신이 없습니다.

회독을 늘려 장기기억으로 넘겨야 합니다.

 

그래서,

학습분량은 하루에 최대 200자를 넘기지 않도록 나눴습니다.

단, 초1~2의 범위는 217자인데, 실제로 초1의 학습량에서 숫자(1~10)까지 세는 방법,

요일(일~토) 세는 방법만 제해도 17자가 줄어들어 200자가 됩니다. 

 

현재10대 ~ 20대중반 정도라면 한문 과목이 있었던 학교를 제외하면 크게 한자 공부를 해본 적이 없을 것 같은데요.

만약 알고 있는 한자가 있다면 위에서 예시를 들었던 산이라든가, 강이라든가, 땅이라든가. 한 자씩 더 줄어드는 거죠.

 

저는  0교시에 강제로 한자 학습을 했었고, 어머니가 한자를 알아야 국어를 잘한다고 한자 학습지도 시켰고,

심지어 중학교 때는 한문 과목이 강제됐고, 중국어 원어민 교사도 있었으니까

여러모로 한자를 하기는 했습니다.

 

아니, 그러면 너 노베이스 아니잖아. 왜 사람 가지고 노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위에서 했던 투자(?)들이 기초가 얼마나 되었느냐 하면 217자에서 190자 정도로 줄어든 정도?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공부했던 것도 아니라서 큰 의미는 없었습니다.

 

 

과거의 저는 (맛보기 수준으로) 공무원시험 국어교재 제작 알바(한자파트)로 일했습니다.

할당량도 있었고, 결정적으로 저작물에 대한 권리행사를 일체 포기하라고 해서 그만뒀습니다.

(회사에 고용된 시간동안 만들어낸 것이니 이해는 합니다.)

 

그런데, 그때도 어렸을 때 공부했던 것을 바탕으로 한 게 아니라,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채운 겁니다.

한자를 익혀본 적이 있으니 심리적 저항감은 덜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저는 한문 수업도 중국어 수업도 싫어서 설렁설렁 했으니 베이스를 갖추고 있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서당개도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전공수업을 날림으로 들었어도 듣기는 했으면 비전공자보다는 하나라도 더 알테니 단기적으로 앞서기는 하죠.

일부러 사족을 붙여가며 재차 말씀드리는데, 베이스의 유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준비했던 수능이나 고시, 자격시험과 달리 정량적인 학습을 해내면 되는 간단한 공부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한자 베이스가 없어서 초1,2 수준 한자조차 전혀 모른다면?

지금 당장은 문제가 안됩니다.

그러나, 한자를 포기하면 어느 순간부터 일본어가 늘지 않습니다.

 

그러니 언젠가는 오를 산, 일단은 산꼭대기가 어디인지 훑어나보자는 것이죠.

 

 


 

 

 

일본어 공부를 하다보면, 혹은 살다보니 어쩌다 외우고 있는 한자가 하나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외울 한자에서 제외하면 217자가 아니라 170자 정도로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가령 공부를 거듭해, 모르는 한자가 40자로 줄어들더라도 한자검정 시험을 보는 게 목적이 아니므로

다음날 공부할 160자를 끌어다 공부하지는 않습니다.

 

이 한자쓰기 스케줄표로 얻어내려고 하는 것은 한자 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기억으로 집어넣고 좀처럼 잊어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전체 2,136자를 기준으로 이주일안에 1회독이 가능하도록 나눴지만,

학년별로 나뉘는 갯수도 고려하여 200개로 설정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일본어 학습자가 성인임을 가정하여, 양치기식의 공부를 추천합니다.

 

 

한국에서 파는 한문 노트는 한 줄에 8~12번씩 쓸 수 있게 돼있습니다.

이런 노트를 사는 것도 좋지만, 한 줄에 같은 글자를 8~12번씩 쓰면 200번 언제 쓸까요?

입시를 앞둔 유학생이라면 모를까 하루종일 한자 공부를 할 수는 없습니다.

 

심지어 모르는 단어가 수두룩한데 그걸 사전 찾아가며 공부하면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하루에 200자까지 진행을 못하면 회독 스케줄이 엉망이 되니, 스스로에게 맞는 쓰기 횟수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0자가 버거우면 일일 100자로 줄여도 됩니다.

 

머리도 좋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학생은 더 빨리 떼겠지만 상용한자 2,136자면 최소 9년치입니다.

원어민도 학교에서 테스트 보면서 외우는 게 한자입니다.

매21일~22일에 1회독 돌리면 훌륭합니다.

 

1년이면 몇 번? 오늘부터 하루도 안쉬면 15회독도 가능합니다.

열심히 한다면 최소 10회독은 되겠죠.

 

이건 회독을 반복하면서 한 자도 못 외웠을 때 기준이니까 실제로는 더 가능합니다.

 

중국인들은 간체자 기준으로 5,000자 정도 아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반절도 안되는데...위로가 될까요?

아마 일본인 교수보다 공부깨나 한다는 중국인 유학생이 한자 자체는 더 많이 알고 있을 겁니다.

 

완성률을 100%로 잡지 않아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왜 이 스케줄대로 공부를 했는지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로, 제가 일본에서 자격시험을 준비하며 한자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객관식 시험은 선택지를 고르면 되니까 문제없습니다.

그러나, 장문의 서술형 시험은 결국 한자를 쓰지 못하면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채점자에게 공부가 부족한 인상을 줘서 감점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소수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시험들, 작성한 내용이 아니라 형식 때문에 떨어지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둘째로, 한자에만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회독을 할수록 보통의 사람이라면 점점 아는 한자가 늘어나서 시간이 줄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획순도 몰라서 그거 보고 베끼느라 시간이 걸리는데 나중에는 시간이 많이 단축됩니다.

 

게다가 절대학습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2,136자 중에 250자를 외우고 있으면 약 11.7% 공부한 셈이죠.

체크리스트를 엑셀로 하나 만들어놓으면 바로 계산이 가능합니다.

세상에 이런 공부가 얼마나 있나요? 

 

 

스케줄을 넉넉히 잡으면 일별 부담은 줄어들지만,

공부기간이 길어질 뿐이라고 생각해서 공부초반에 작심삼일로도 넘어갈 수 있는 양을 설정했습니다.

 

 

-

 

제가 얻은 결론은 한자를 손으로 쓰고 싶으면 정직하게 외우는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일본어를 계속 하고 싶다면 한자는 절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인만큼,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한자 공부도 병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이 일본어 학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 바라며 글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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