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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에서 자리를 지키는 날이 더 적었던 이전과 달리, 이직 후에는 오피스에 있는 날이 훨씬 많다.
나도 바깥생활이 제법 길어지다보니 본사에 들어가기 싫어하던 윗분들의 마음을 알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이번에 외부에서 소개로 처음 만나 명함을 주고받고 인사를 나누는데,
마침 상대도 한국 사람이었다. 내 이름을 보더니 "어, 한국 분이신가요? 한국어로 하실까요?"라고 제안을 해와서
오랜만에 한국에서처럼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마지막에 배웅인사를 하러 나와서, "한국 사람들끼리 잘 돼야죠."라는 말을 하셨다.
승진해서 일본으로 오신 분이 재밌는 말씀을 하신다 싶어 속으로 씩 웃었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에 "한국 사람끼리"라는 표현이 머릿속에 맴돌며 혼란스러웠다.
나는 한국에서 많은 중국 사람들과 일을 해봤지만,
중국인들은 한국어를 잘 못하는 사람도 어떻게든 끌여들여 같이 일을 했다.
중국 사람들은 연을 중시한다더니 같은 국적이라는 것만으로도 그런 걸까?
공항에서 노숙을 할 때 만난 중국 사람을 만났다.
중국어로 뭐라하길래 나는 중국어를 못한다고 했더니 번역기를 돌려서 보여주는 게 아닌가.
자신이 화장실이 가고 싶으니 짐을 맡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둘다 순진하기 그지없었다.
만일 캐리어에 약이라도 들어서 그게 적발됐다면 나는 꼼짝없이 범죄자가 돼, 일본에 나오지도 못했을 건데 말이다.
반대로 그사람은 오죽했으면 캐리어를 생판 모르는 남에게 맡겼을까? 내가 들고 도망가면 어쩌려고?
도쿄에서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한국 사람을 만날 일이 생각보다 많은데,
업무상 얽히면 십중팔구 일본 사람들이 끼어있기 때문에 일본어로 이야기하게 된다.
이메일이나 전화 역시 마찬가지다.
주변 사람들이 보고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다들 일본어다.
그래서 이번처럼 "한국어로 하시죠"라고 말을 꺼내온 상대는 처음이었다.
그런데, 내가 한국과 일본에서 봐온 중국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반드시 한국어나 일본어를 써야되는 상황이 아니면 중국인끼리는 중국어로 이야기했다.
늘 "우리" "같이"를 강조해오던 곳에서 나오고 나니,
공통의 잡무는 제쳐두고 업무평가에 도움되는 일에만 집중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도 티 안나는 일은 하기 싫어서 안하니까.
그러는 와중에, 중국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한국 사람들끼리 잘 돼야죠."라는 말이 머릿속에 박혔다.
옛날에 모시던 상사가 이런 말을 종종 했다.
"우리는 일은 중국인처럼 많이 하지만, 업무 스타일은 미국 스타일로. 그외의 사적의 일은 한국인처럼."
생각해보면 중국 기업처럼 일 많이하고, 업무 스타일은 네게 주어진 재량만큼, 책임도 같이.
사적이지만 도울 게 있으면 가족처럼... 많은 배려와 좋은 가르침을 받아온 것이
내 가치관에도 영향을 주었다.
나도 "우리는 같이 잘 될 겁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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