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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살고 있는 블로거 미니몹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겪어본 외국인들의 일본어 실력을 기준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만 공부를 해오신 분이라면 내 일본어가 얼마나 통할지 걱정이 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단, 정규대학 유학생부터는 영어 학위과정이 아니라면 정말 착실히 학교를 다녔다는 가정하에
해외파 영어 잘하는 누구네 아들 수준은 되기 때문에 유학생 -> 직장인 코스는 논외입니다.
1. 블로거 본인
한국에서 태어난 저로서는 일본인 가족들과 대화할 때,
액센트나 억양이 문제가 되어 대화가 끊기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목 상태가 좋지 않거나, 티비를 보면서 대강 응응...하는 수준으로 대답을 하면
"응? 환기?"
"아니, 換気(환기) 아니고 감기(風邪)" 와 같은 대화를 할 때도 있죠.
사실 단지 발음뿐만 아니라, 제가 집에서는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그럼에도 억양과 액센트는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지간히 발음이 나쁘지 않고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으면
"아, 외국 출신인가보네." 하고 넘어가겠지만, 자꾸 상대를 갸웃하게 만드는 상황이 오면
대화하는 상대방(일본인)을 조심스럽게 만들기도 하거든요.
아내는 저보다 정말 많은 외국인을 상대해봤지만, 저보다 일본어를 잘하는 외국인을 몇 못봤다고 합니다.
절 처음 만난 아내 친구들은 깜짝 놀란 적도 있습니다. 일본인처럼 일본어를 한다고..
평소에 도대체 어떤 외국인들만 봐온 건가 싶기도 한데,
달리 생각하면 일본어를 잘하지 못해도 일본에 사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안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2.중국인
고등교육을 마친 중국인들은 일본 사람들조차 가나로 날려적는 말도 한자로 적을 정도로 한자에 매우 강합니다.
그러나 한자를 잘하니 일본어를 잘할 것이라는 환상과 달리, 일본어를 공부하지 않으면 몇년을 지내도 가벼운 인사조차 못합니다.
회화는 물론, 작문도 당연히 안됩니다.
예전에 성균관대 앞에서도 많이 봤는데, 중국인들끼리 어울리고 중국어만 쓰면 대학 다녀도 한국어를 못합니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로 중국어만 쓰면서도 생활이 되다보니 일본어를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국어가 모국어라면 한자 하나만 놓고 봐도 일본어 공부하면서 크게 도움을 받을 것 같지만 쉽지는 않은가봅니다.
다만, 일본어를 엄청 잘하는 외국인은 높은 확률로 한국인, 또는 중국인이거나 사실 이름만 외국스러운 일본인입니다.
심지어 일본에서 나고자라 국적만 외국인 경우도 있습니다.
3. 나를 뽑아줘. 나는 일본어 전공.
회사 대표번호로 채용요청 FAX가 오기도 해서 출력하러 갔다가 의도치않게 읽어본 적이 두어번 있습니다.
한번은 일본 기업에서 사무직일을 희망한다는 분의 면접요청서가
비즈니스 경어는 커녕, 접속사 하나 없는 문장으로 5-6줄 작성돼 있었습니다.
제가 이력서 겸 면접요청서에서 놀랐던 것은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다는 학력사항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해, 채용담당자가 본다면 이건 바로 파쇄기에 넣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 채용공고 있어요? FAX 왔던데."
"FAX요?"
그리고 잠시후, 제 예감은 적중했습니다.
4. 사생활에서 만난 베트남인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데, 느닷없이 반말로 편하게 말을 걸어왔던 기억이 납니다.
뜬금없이 "당신 일본어 잘하네." 이러길래 순간 당황했습니다.
원어로 표현하면 「あんた、日本語上手だね」 라는 다소 무례하게 들리는 말입니다.
아마 이번생에 몇번 듣기 어려운 말일지도 모릅니다. ㅎㅎ
그런데, 제가 뭘 얼마나 어려운 말을 했으려고요?
직원이 대기자들의 전화번호를 메모하길래,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전화번호 대기 싫어서 "제 전화번호는 이겁니다."라며 핸드폰 화면을 보여줬을 뿐인데 말이죠.
그뒤로도 말을 걸어오길래 몇마디 주고 받으면서도 끝까지 경어를 안 쓰길래 경어는 모르는가보다 했더니
약속에 늦는다면서 어딘가 전화할 때는 경어를 쓰길래 황당해서 픽 웃고 말았습니다.
그렇죠, 사람에 따라 가릴 줄 아는 걸 보니 일본어를 정말 잘하네요.
블로그에서 몇 번 밝힌 기억이 있는데, 저는 일본어를 못하는 상태로 일본에 있어본 적이 없습니다.
일본에 나온 것이 일본어를 공부한 이후였기 때문이죠.
이자카야의 손글씨 메뉴판이나 가게의 상호명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혀가 꼬이기는 해도 일본 사람에게 길안내 정도의 호의는 바랄 수 있는 상태는 되었습니다.
모르는 말이 많기는 해도 글도 읽을 줄 알았고요.
지금은 법률용어가 등장하는 문장이라도 어지간하면 읽고 나름대로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전혀 모르겠으면 일본어로 찾아보고 개념을 이해할 정도는 되죠.
다만, 시집이나 어린아이들이 일본어를 익히기 위해 쓰여진 책이나,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의 일본어는 아직도 어렵습니다.
제가 쓰는 말들로 표현돼 있지 않고,인위적으로 학습해온 제 일본어와 달리,
원어민 특유의 자연스러움이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아내에게 바보같은 질문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애기가 나보다 일본어를 잘하려면 얼마면 될까? 다섯살?"
"다섯살? 3살이면 되지 않아?"
"...나 그래도 어른인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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