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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彼の事情

도쿄



도쿄라는 도시는, 어느 순간부터 내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간이 되었다.

낯설게만 느껴지고, 그냥.. 일본 사람들이 사는 서울 정도로 생각해왔는데

알면 알수록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근사하고 커다란 도시라는 걸 느낀다.


도쿄타워를 보고 누군가는 단순한 전파탑쯤으로 여길 수 있겠지만

내가 도쿄를 동경하기 시작했을 때, 꼭 이것을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도쿄를 더욱 더 멀리까지 내려다볼 수 있는 스카이트리가 아닌 도쿄타워. 


도쿄도청에 가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후, 방문했던 도청.

길치답게 내려서 조금 헤매기는 했지만 그덕분에 조금 더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서있던 것도 잠시.


눈 앞에 펼쳐진 탁 트인 공간.

아찔했다. 상당시간을 보내고서야 조금 익숙해졌다.

그냥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공간.


서울 같은 도시를 가까이 하며 살아온 외국인에게 도쿄 풍경은 그리 낯설지 않겠지만,

내게는 조금 더 특별한 곳이다.



익숙해지면 더이상 보이지 않게 되는 것들 역시 그렇다. 

도쿄에 있는 동안 점점 당연시 여겨지던 것들, 그런 것들이 도쿄를 떠나있는 동안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사람들, 이곳의 문화, 이곳의 말들. 이곳이어서 당연한 것들.


사람이 아닌 공간을 그리워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다.


가끔은 도쿄에서의 일상이 꿈만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을 영영 떠나게 되면 서울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