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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가 한자를 물어볼 나이가 됐을 때 내가 과연 글자를 얼마나 쓸 수 있을까?
또, 음독과 훈독을 정확히 알려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빠, 이거 어떻게 읽어?"
"아빠, 엄마 이름은 어떻게 써?"
"아빠, 잉어 어떻게 써?"
"응...엄마한테 물어보면 안돼? 잘 모르겠네.."
솔직히 말해 우리는 원어민의 벽에 대해 대화를 이미 나눴다.
아이가 만 5살쯤되면, 이미 나는 아이를 이길 수 없을 거라고.
그렇다 하더라도 한자를 모르겠다고 넘길 생각만 해도 부끄럽다.
엄마 이름이야 많이 써봤으니까 잘 쓰지.. 그런데 잉어를 어떻게 쓰냐고?
읽을 수는 있겠는데, 그냥 コイ라 쓰라고 하면 안되나?
내가 생각했을 때, 일본어 한자 공부를 할 때 중요한 것은 크게 2가지다.
첫번째로 획순(書き順)이 중요하다.
명필이든 악필이든 상관없이 획순을 무시하고 글자를 쓰면 글씨가 예쁘게 쓰여지지 않는다.
두번째로는 とめ、はらい、はね 라고 하는 것들이다.
(とめる、はらう、はねる)
이건 말로 설명하기가 애매해서 사진을 첨부하면 다음과 같다.
일본의 문화청(文化庁)의 2016년 문서에서 캡쳐해온 것이다.
빨간 원이 はらい를 뜻하고, 파란 원의 한자를 보면 千과 于가 있다.
千에서 알파벳 T로 보이는 부분, 즉 일자로 쭉 내려가는 부분이 とめ를 뜻하고,
于에서 밑의 삐친 부분이 はね를 뜻한다.
직관적인(?) 설명밖에 못하겠는데, 결국 전부 글자 모양과 관련된 것들이다.
+@ 초록색 원은 획의 길이와 관련된 내용이다.
이때, 획이 길고 짧아짐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진 한자가 될 수 있으므로
(잘못 읽힐 오해의 소지가 있으면)출제된 문제와 다르게 틀린 한자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とめ、はらい、はね가 중요한 이유는 글자의 모양과 관련이 있고,
상대가 손글씨를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일본인 학생들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한자 연습장의 숙제를 계속 제출하고 검사받는 과정에서
이러한 점을 굉장히 지적받는다고 한다.
학창시절 내내 아예 공부에 손을 놓았던 사람이 아니면,
어느 정도의 한자는 보지 않고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달리 말하면 한자를 잘 쓰려면, 많이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많이 써봐야 한다.
일본어를 아예 모른다면 얼버무리고 넘어가겠지만
"엄마한테 물어봐."는 아빠에 대한 환상이 너무 일찍 깨지 않을까?
과학적인 사실을 물어본다면 제대로 답해줄 수 없겠지만,
한자는 공부하면 누구라도 외울 수 있는 거니까.
"잉어? 잉어는 먼저 魚(さかな)를 쓰고 나서 里(さと)를 쓰면 鯉 완성!
편하게 쓰려고 コイ라고 간단하게 쓰는 거야."
엄마한테 물어보라는 것보다 이렇게 말해주는 아빠가 더 폼나지 않을까?
내가 한자 공부를 계속해서 시도하는 이유는 일본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일 거다.
얼마만큼? 원어민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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