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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宿(하라쥬쿠)에서 港区(미나토구)에 있는 큰 빌딩까지 걸어간 적이 있다.
원래 그럴 계획은 아니었으나 주변에서 쇼핑도 할 겸 겸사겸사..
흐린 날이었지만 도쿄타워를 보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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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청에 가서도 "도쿄타워 잘 나오게 사진 찍어주세요."라고 요청하거나
하네다공항에서 100엔 내고 짧은 시간동안 레인보우 브릿지 한번 보고, 남은 시간을 도쿄타워를 관찰하는 데 쓸 정도다.
도쿄타워가 보이는 호텔에 머물고 싶어서 얼마하는지 찾아보거나
폭스바겐 매장이 바로 보이는 맨션을 사자고 했다가(비싸다)
'뭐야, 이 바보는' 같은 표정을 본 적도 있다.
이처럼 도쿄타워를 너무 좋아하니까 종종 도쿄타워 근처에서 밥을 먹거나 산책을 가면 꼭 사진을 찍어보내준다.
"나 도쿄타워 왔어~ 좋겠지?"라며.
왜 그렇게 도쿄타워를 좋아하냐고?
그건 나도 모르겠다. 그냥 전파탑인데, 앞에 이름이 도쿄가 붙어서 그런 건가?
그렇지만, 훨씬 더 높은 건물인 스카이트리에서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
浅草(아사쿠사)에 가면 스카이트리가 정~말 잘 보인다.
한국으로 치면 롯데타워가 서울 인근 지역에서도 잘 보이는 것처럼
스카이트리는 높은 건물이고, 거기서 가까우니까.
그런데 좀처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쇼핑이라면 모를까.
그러던 어느 날,
"스카이트리 전망대 가자."
"왜? 난 도쿄타워가 좋아."
"도쿄타워를 보려면 스카이트리를 가야지. 도쿄타워 전망대에 가면 도쿄타워가 안 보이잖아."
"아! 그러네..."
생각해보니 자신이 있는 곳에서는 현재 자신의 처지를 객관화해서 보기가 어렵지 않은가?
어떤 생각에 갇혀버리게 되면 그 틀을 깨고 나와서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만
그안에서는 아무리 고민해도 답을 낼 수 없는 경우도 많은데 말이다.
도쿄타워 안에서는 도쿄타워 외관을 볼 수 없고, 별 마음이 없는 스카이트리 안에서는 도쿄타워를 볼 수 있다.
내가 좋아하고 동경하는 도시, 도쿄.
'여기가 도쿄야.' 하고 가르쳐주는 게 도쿄타워라서, 도쿄타워가 좋은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도쿄타워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도쿄타워가 있는 도쿄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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