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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여러 협력사를 관리하며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갑의 위치에 있다.
"회사 정보를 흘리지 말 것."이 내가 입사 후 처음 들은 것이었다.
나의 연봉, 회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등 모든 것을 비밀로 하기를 원했다.
회사의 사정을 듣고, 더 위에 있는 '더 갑'에게 쪼르르 달려가 사정을 고하여 회사가 난처해질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처음에는 철저히 이야기를 따랐다. 나는 전직하면서 이 분야에 대해 아는 것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모르는 것이 많고, 계속해서 공부해 나가고 있지만 어느 정도 일이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된 뒤로는
오히려 정보를 흘려서 상황을 유리하게 바꿔보려 하는 식의 시도를 하고 있다.
상대가 죽는 소리하면 같이 해보고, 일감을 줄 수 있는 것처럼 해보니
상대의 태도도 조금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내 상사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우리를 위해주는 척 하지만, 여기에 어느 누구도 우리 편은 없어. 조심해."
"00 사장은 늙은 여우같은 사람이야. 아닌 척하면서도 항상 실리를 챙겨가지."
그럴때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팀장님, 그럼 팀장님은, 이 회사는 제 편입니까?'
10대에는 인간불신을 전제로 살아왔으며, 20대 역시 초중반까지는 그런 생각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
남을 믿는다는 것은 무언가 다르다.
그렇지 않고서야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회사를 왜 찾을까?
나는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가족을 제외하면 사람을 전적으로 믿는 일은 없다.
다만, 이사람이라면 이러한 상황에서는 이렇게 행동할 것이라고.
그사람은 이때만큼은 이렇게 움직여왔던 사람이라고
사람의 행동과 방식을 믿을 뿐이다.
나는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만큼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믿을 수 있는 만큼은 기꺼이 거리를 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우리 편', '나의 편'은 어디에 따로 똑 떨어지 게 아니라, 내가 알게 되며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되어주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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