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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도 포스팅한 적이 있는 것 같지만, 나는 서점을 좋아한다.

책을 살 일이 없어도

약속시간까지 시간이 꽤 남으면 서점에 가서 요즘엔 어떤 책들이 나와있나 들여다보기도 하고, 관심분야의 책을 찾아보기도 한다.

 

옛날엔 일본 사람들이 책을 들고 다니는 게 굉장히 흔했다고 한다.

지금은 연령을 불문하고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통근전철에서 책을 보는 사람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특히, 30대 후반 이상으로는 어딘가로 떠날 때 책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 같다.

대기시간에 혼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보면

'조금 무겁더라도 책을 가지고 올 걸'하고 아쉬워했던 게 한두번이 아니다.

 

지금이야 비행기에 탈 때도 아이패드에 미리 읽을 거리를 넣어놓거나

일을 하기 때문에 완전히 디지털기기와 격리되어 있지 않은 느낌이 들지만 말이다.

아이패드의 편리함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Kindle같은 e-book은 종이책이 주는 몰입감과 책장을 넘기는 맛을 따라오지 못한다.

 


아내가 지인을 만난 뒤, 서점에 간다고 했다.

나는 일본에서 번져나가는 카페와 결합된 형태의 서점을 즐기지 않는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드나들듯 츠타야를 많이 가기는 하지만,

스타벅스와 결합된 츠타야는 여러 책을 살펴보며 구입하기에는 영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기에 이런 곳은

스타벅스에 가면서 유명한 책이 뭐가 있나 한번 둘러보는 느낌이라면 좋지만,

츠타야에 가면서 커피도 한잔 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면 후회할지 모른다.

 

츠타야X스타벅스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베스트셀러나 신작이 아니면 거의 놓여있지 않은 데다,

커피와 차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손님들 사이에서 책을 고른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 좌석과 책장, 카페가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가 눈에 띄지만 책을 골라집기에는 아닌 곳이다.

결국 내가 읽고 싶은 책이 화제의 그 책이라든가, 잘 팔릴 만한 책이 아니면 헛걸음을 하게된다.

 

 

한국의 이마트도 스타필드마켓이라는 이름으로 리모델링된 곳을 가보면 서점과 밀접하게 배치하는 등 

문화휴식공간을 만드려는 시도가 보이기는 한다.

 

이상적인 고객이라면 책도 한 권 사고, 자리에 앉아 커피도 한잔 마시다 떠나는 거겠지만...

몇몇 츠타야의 경우, 관광지화돼버려서 그냥 서점을 구경 온 사람이 많다.

도서관이 아니니까 적막이 흘러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주변 카페의 손님과 함께 시장 한복판에 서있는 느낌이다.

그러니 잘못 고르면(?) 차분한 분위기가 흐른다거나 교보문고처럼 특유의 향이 감돌아 좋은 기억을 남겨주는 느낌은 아니다.

 

 

 

나도 책을 한 권 사야겠다 싶어 둘러보려 했으나

역시나 취급하는 책들이 보통 서점과는 다른데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떠밀리듯 서점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도쿄에서는 서점에 가더라도 주변이 관광지에 가까운지 아닌지 미리 살펴본다.

왜냐하면 전망이 평범하면 일반 서점같은 분위기일 가능성이 크고, 정말 책을 보러 온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책 종류도 다양하게 놓여있고 내가 원하는 책인지 살펴본 뒤 살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러 이케부쿠로의 ジュンク堂(쥰쿠도-)에 자주 가는 이유도 그때문이다.

도내에서 보기드문 대형서점이기도 하고, 주변에 볼거리가 없어서 이상적인 서점 형태로 아주 최적화돼있기 때문이다.

 

인건비와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는 곳이 늘어 대형서점이 점점 줄고 있다.

서점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서점이 갈 수 있는 서점이 하나씩 줄어간다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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