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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彼の事情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게 어때?

 

오랜만에 아내의 친한 친구와 이야기를 했다.

가끔 잠깐씩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길게 이야기한 건 벌써 3년 가까이 지난 것 같다.

 

평소 아내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왔기 때문에, 일에 관한 이야기를 상담(?)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XX도 늘 일하고 있잖아? 항상 바쁜데다가.. 오래 일하고, 쉬는 날에도 업무 연락이 오고 그런다며?

나도 그런 느낌인데,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너무 커. 메일이 온다거나 전화가 오거나 하면 두근두근하고."

 

"응, 맞아. 나도 싫을 때가 있기는 한데..어쩔 수 없나? 라는 느낌으로 연락을 받고 있어.

00쨩(미니몹)은 이직하는 게 낫겠는데? 하고 있는 일이 즐겁지 않지?"

"응. 즐겁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소프트뱅크 회장님 말처럼 살기 위해서 어딘가 돈을 벌러 가는 느낌이야.

XX는 하고 있는 일이 즐거워? 잘 맞아?"

"응, 그렇네. 잘 맞는 느낌이야. 일하는 시간은 길지만 예전 회사보다는 덜하고."

"다행이네."

"XX의 남편도 바쁘다며?"

"응, 회사 옮긴 후에 리더 역할이라서 바쁘네. 저기 00쨩은 좀 더 시간을 소중히 하는 게 어때? 맞지 않는 일에 낭비하기에는1분 1초가 아깝잖아."

"1분 1초인가... 그래서 그렇게 바쁘게 사는 거야? ㅋㅋ"

"ㅋㅋㅋㅋ"

"지금 하는 일, 제대로 책임자 몫의 1인분을 하게 되면 아마 연봉이 배로 올라. 그런데도 싫어."

"그래? 옮기는 게 낫겠네..."

 

일이 재미있지 않고, 고되고, 내 성격과는 맞지 않아서 억지로 해온다는 느낌이 컸다.

열정적으로 할 자신은 없지만 이 일을 하면 굶지 않는다는 생각은 들었고,

'어느 순간'(언제?) 잘하게 되면 드림카도 탈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이직 3년만에 처음 사용해본 휴가 때,

아내에게 石の上にも三年(고진감래와 비슷한 의미) 이라는 말을 꺼냈더니 엄청 웃었다. 

 

3년 해봤으면 이제 확실하다. 나와는 맞지 않다.

계속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사고방식 때문에 이 일과 관련해서 성장가능성을 스스로 닫았을지 모르지만,

힘들게만 느껴지는 일, 고된 환경, 완전한 Day Off가 거의 없는 것... 등

좋은 점보다 좋지 않은 점이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니 이 일로써 목표를 이루겠다는 생각도, 회사도 그만둘 때가 된 것 같다.

 

오랜만에 대표님, 팀장님과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하며 

일을 즐겼으면 좋겠고, 공을 들이고 있는 것에 스트레스를 안받을 수는 없지만, 지금보다 덜 받았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받았다. 일과업무가 끝나면 일과 관련된 공부를 해서 더 알아보려고 노력하고,

궁금하면 사진 찍어놨다가 찾아보고 어떻게 된 건지 생각해보고, 다이어리에 차곡차곡 정리해가며 메모하는 기술, 보고하는 기술도 습득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보고하는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업무에 필요한 지식이 부족한 게 먼저고,

메모하는 방식이 문제가 아니라 이해가 되질 않으니 업무처리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설명할 수 없다. 왜? 내가 모르는 걸 어떻게 설명해?

 

모르는 걸 자꾸 본다고 어느 순간 아는 건 아닌데 말이지 ㅎㅎ

이해가 안되는 과정까지는 쪼갤 수 있어야 내가 어디서부터 뭘 모르는지,

뭘 알아봐야 이해할 수 있는지 공부가 되는 게 아닌가.

 

 

사실 문제는 일이 끝난 뒤에도 일에 관련된 공부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공부, 해야 되는 공부, 가정 챙기기(?) 등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학생 때처럼 억지로라도 전념해서 일을 잘하기 위해 파고드는 노력은 할 수 없다.

 

 

그동안 많이 봐줬으니 욕먹으며 배우면 빨리 는다는데..

생각해보니 당장의 소득이 줄어드는 것만큼이나 시간도 아깝다.

20분 남짓의 대화로 정말 많은 걸 정리할 수 있게 해준 아내와 XX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평생 먹고 살 수 있다고 해도, 평생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기겁하게 되는 일로써

언제까지고 먹고 살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