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apan/彼の事情

한국에서 가족식사 하기.

 

5월 한국방문에 맞춰 양가 가족들과 식사 자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역시 메뉴 선정이 어려워서 많은 시간을 고민했다.

보통 한일 커플의 경우 어디서 먹는지 알아보고 싶었는데,

한국에 장기 거주하는 사람이라든가... 그런 커뮤니티에 속해있지 않아 정보가 부족했다.

 

외국 나와서 배앓이라도 하시면 곤란하고 한국 음식은 뭘 드실 수 있는지,

일본 음식처럼 나오는 곳은 한국의 가족이 곤란해 하지 않는지 여러모로 신경이 쓰였다.

게다가 내가 운전을 해야 해서 주차가 수월한 곳을 원했다.

 

서울에서 접근이 괜찮은 곳 중에  분당에 서현궁이라는 식당이 있는데 생갈비, 양념갈비, 육회 다 괜찮았던 기억이 난다.

좌식이지만 상 밑으로 발을 내릴 수 있고, 룸으로 되어 있어 조용해서 좋았다.

가격이 있는 만큼 대화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알아서 고기도 구워주니 이곳이 적당할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옷에 냄새 베는 걸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어서 신화, 엔터스의 여러 브랜드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첫번째 후보로 뽑은 건, 긴자.

여기도 접대 받아서 점심에 가봤는데 그럭저럭 괜찮았다.

단, 일식을 표방하는 메뉴는 피하는 게 좋아보였다.

솔직하게 어제까지 일본에 있던 일본 사람을 데리고, 외국에서 일본 음식을 먹으러 가는 건 굉장히 어려운 선택이다.

나는 한국식 일본 음식도 주면 먹지만, 어른들 모시고 가기에는 부적절한 것 같다.

지점마다 다르겠지만, 도쿄에서 좀처럼 들어가기 힘든 분위기의 가게 느낌이 살짝 나서 인테리어는 내 취향이다ㅋㅋㅋ

 

 

 

두번째는 경복궁.

무난한 상견례 장소로도 유명하고, 갈비 메뉴도 있어서 괜찮다.

생갈비보다는 양념갈비 코스를 먹으면 좋을 것 같은데, 냄새가 베는 것이 많이 고민됐다.

리뷰를 열심히 찾아보니 1년 전 대비 가격이 만원씩 올랐다.

 

지금은 1인에 6.5만원 정도.

한국 음식이 나오면 드실 수 있나 그게 가장 걱정이라, 경복궁 대신 긴자 쪽을 알아봤는데

이왕 한국에 오셨으니 한국 음식을 맛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양념갈비 코스를 시켜도 고기 먹기 전에 회가 몇점 나오는데, 날 것도 이정도면 괜찮은 것 같다.

역시 룸을 잡을 수 있어 이야기 나누기 적당할 것 같고, 저렇게 먹어도 서현궁이나 가보정보다 저렴하다.

 

 

셋째로는 우설화.

이쪽도 평이 괜찮은데, 식사 메뉴가 영 끌리지 않아 제외했다.

고기만 먹을 거라면 이쪽이 더 나을 것 같지만.

 

 

넷째로 삿뽀로.

사실 긴자보다 삿뽀로가 내 마음에 들었는데, 삿뽀로 역시 한국식으로 나오는 식사 메뉴가 좀 부담스러워서

회나 해산물을 거의 먹지 않게 된다면 안타까운 선택이 될 것 같아 제외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가보고 싶은 가게다.

 

 

고민끝에 경복궁으로 정했고, 예약도 마쳤다.

한글을 못 읽으시지만 긴자나 삿뽀로나 이름을 들으면 흠칫 하실 것 같다 ㅋㅋㅋ

부모님들은 밥 한끼 같이 먹는 건데 비싼 거 말고 저렴한 거로 하라고 하셨는데,

내가 평소에 좀 덜 쓰더라도 이럴 때라도 한번 맛있는 것 대접해드리면 오래오래(?) 생각하시지 않을까.

 

우리 가족들이, '한국에서 사돈과 식사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지~' 라는 추억 하나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