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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본의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블로거, 미니몹입니다.

현재 회사에 입사하면서 커리어를 틀어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모시는 사수 눈에 들어 부서 재지정을 통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원래 하던 일과 비슷한 자리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금 회사는 이전 직장과 비교하면 믿기 힘들 정도로 쉬는 날이 많습니다.

전 회사에서는 기본 주6일 근무였고, 13일 연속 출근도 드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5일 일하는 회사원들이 3주쯤 나눠서 할 일을 2주 만에 쳐내는 일도 꽤 있었고요.

 

반면 지금 회사는 워라벨이 보장된 편입니다.
주말과 공휴일은 기본적으로 쉽니다.

그렇다 보니 지금 제가 맡고 있는 자리는 사내에서도 꽤 기피되는 포지션입니다.

잘못하면 임원에게 불려가 깨지고, 밤이나 주말에도 연락이 오고,
노련한 거래처 차·부장급 관리자들을 상대해야 하니까요.

게다가 국내외 출장도 있고, 업무 특성상 비즈니스 수준의 언어 능력도 필요하다 보니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또래 일본인들은 그 자리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입니다.

스트레스는 훨씬 큰데 그렇다고 연봉이 드라마틱하게 뛰는 것도 아니거든요.

오르긴 올랐습니다만...현업부서이니 올랐다는 느낌입니다. 

 

저는 어느 회사를 가든 일을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성과가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맡은 일은 어떻게든 쳐내려고 하다 보니 늘 '일을 잘한다'는 이야기는 듣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 안에서 조금씩 자유도가 생기더군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의 혜택(?)입니다.

“응, 별 건 아니고 오늘 얼굴이 별로 안 좋아 보여서 불렀어. 무슨 일 있어?”

“아, 아닙니다. 주말에 운전을 오래 해서 잠이 부족했습니다.”

“그래? 건강 챙겨가면서 일해. 내가 일하는 거 하나하나 터치 안 하잖아.
필요하면 거래처 만난다고 하고 좀 쉬다 와.

“미니몹 씨, 요즘 일 많죠?
이번엔 필요하면 재택으로 신청해두고 중요한 것만 대응해요. 연차는 쓰지 말고.”

같은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점심시간도 유연하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원래는 1시간이 보장되지만, 바쁠 때는 점심도 거르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가끔 외부에서 늦게 들어와도 굳이 이유를 묻지 않습니다.

아마 평소 어떻게 일하는지 보고 있었기 때문이겠죠.

정시 칼퇴근이 기본값인 제 후배나 다른 부서 사람이 똑같이 했다면 이야기가 달랐을 겁니다.

 

저도 회사생활을 좀 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묵묵히 일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도 느끼게 됐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갈아 넣어서 사고 없이 일이 굴러가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원래부터 아무 문제 없었던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꽤 많았거든요.

그러면 위에선 "어? 일 더 줘도 되겠네?"라고 생각해서 일을 더 맡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크게 보고할 필요 없는 것도 정리해두었다가, 물어보는 사람이 생기면 공유하고,
제가 어떤 일을 처리하고 있는지는 의식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것만큼이나 일하고 있는 걸 알리는 쇼맨십도 중요하단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상대가 내부 회의용 자료를 얻기 위해, 제게 전화해서 20분씩 30분씩 시간 잡아먹는 경우는 싫어합니다. 

그래서 저는 내용이 길어질듯 하면 가급적 메일이나 메시지 등으로

용건과 대략적인 시간을 전하고 통화를 요청하는 편인데 상대방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회의시간도 30분으로 정해놓았는데,

추가 내용을 계속 가져와 1시간씩 끌고가면

상대에게 실례인 것을 알면서도 계속 시계를 보게 되더라고요.

 

회사 생활에서 연봉이나 인센티브는 바로바로 반영되지 않더라도,
이런 식으로 적어도 회사 안에서의 자유도 정도는 조금씩 얻어내고 있습니다.

그만큼 같이 책임 져줄 사람이 줄어드니 일이 무거워지고 있습니다만...

여러분의 회사생활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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