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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TOEFL을 공부할 당시, 담임(?) 선생님은 단어를 테스트했다.
수업시작 전에 1:1로 단어 뜻을 물어보는 대상이 2명이고, 나머지는 시험을 본 후에 틀린 개수를 0개부터 손을 들라고 해서 몇개 이상 틀린 사람한테는 공부 안한다고 우아한 목소리로 혼을 내기도 했다.
자체적으로 스터디를 꾸리고 있어서 선생님에게 혼이 날 정도로 못 외운 적은 없었는데,
어느 날 1:1로 집중마킷 당하는 2명 중 한 명에 내가 걸리게 되었다.
당당하게 뜻을 말했더니, 선생님이 "이건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이죠? 또 어떤 게 있죠?"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여러 가지 뜻이 적혀 있는 단어는 그것까지 다 외워야 해요."라고 하셨다.
일본어 역시 마찬가지다. 다 알 수는 없어도 가급적 많이 외워야 한다.
切る라는 뜻은 무엇인가를 잘라낸다는 의미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래 문장을 해석할 수 없을 거다.
「PBR(株価純資産倍率)が一倍を切っている」
PBR이 1배를 뭐 어쩐다고?
그런데, 사전에서 切る를 찾아보면 20가지나 되는 뜻이 나온다...^^
切る/斬る/伐る/截る/剪る(きる)の意味 - goo国語辞書
그중에, 무엇인가 물건 등을 '자르다'의 의미는 1번인데, 이 뜻만을 가지고는
「PBR(株価純資産倍率)が一倍を切っている」를 해석할 수 없다.
PBR이 주가총자산배율이라는 것과 이게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지 알더라도,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감을 잡기 어려울 거다.
13번의 物事に区切りをつける의 ㋑를 읽어보면 『ある基準の数値以下・以内にする。割る。』라고 나와 있으므로,
여기에 알맞는 해석은 (数ある基準を)下回る(하회하다)라는 뜻이고, 「PBRが一倍を下回っている」라고 바꿔쓸 수 있다.
플러스 정보.
下回る(したまわる)를 대체하는 말로써 일본인들은 切る(きる) 또는 割る(わる)를 사용하고 있는데,
유의할 뿐, 완전히 동일하지 않고 뉘앙스가 약간 다르므로 오해를 살 여지가 있을 때는 下回る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일본어 역시 공부를 하면 할수록 비유적인 표현과 동일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뉘앙스를 가진 말들 때문에
쉽지 않음을 느낀다.
일본어를 잘해도 조금만 말을 나눠보면 외국인인지 아닌지 간파당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 오래 살면서 공부를 계속하지 않으면 자유자재로 말을 바꿔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어도 가르쳐 본 사람이면 알지만 원어민이 쓰는 한국어와 외국인 학습자가 쓰는 한국어는 상당한 갭이 있다.
오래 산 것, 공부만 계속한 것 어느 한쪽만 만족하는 상황이면 한계가 분명하다.
둘 다 만족해야 원어민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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