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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彼の事情

코로나에 걸리고 나서 생각한 것들

 

1. 자신의 의지로 결정한 선택과 강제는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

 → 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강제로 쉬어보니 미칠 것 같다.

기간이 길어서 그럴 수도 있고, 좁은 공간에 갇혀 있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러므로 최소한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면적이 확보되는 공간에서 살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2. 역시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고 싶지 않다.

→ 아주 조금씩이지만 자택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복귀해서도 이 일을 계속 한다는 생각을 하니 갇혀 있는 생활보다 크게 나은 게 없어보인다.

 

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계속 하는 거지?

진짜로 무서운 건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을 못하다 죽는 게 아닌가?

가족이 있어서 다 던질 수 없다는 건 핑계다. 조금씩이라도 투자해서 맛볼 수도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3. 주변정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여러모로 불편하고 불쾌함마저 느껴진다.

→ 대략 지난 1월부터 3월 초까지 주 6일 , 하루 12시간 가까이 일을 했다. 

이때 내 책상은 늘 서류, 거래송장과 영수증들이 날라다녔다.

심할 때는 5분, 10분 단위로 전화가 오고 계속해서 업무 지시 때문에 사람을 상대해야 했다. 

하던 일을 하던 중에, 또 중요하거나 급하다는 일이 계속해서 쏟아졌고

업무 체크리스트는 증가할 뿐, 줄어드는 것은 10%도 되지 않았다.

매일매일 일이 늘어나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분노했다.

 

사생활마저 스트레스로 돌아오니 일이 손에 잡힐 리가 없었다.

너무 짜증이 나는 날엔, 모두를 보낸 저녁시간에 홀로 남아 책상정리를 했다.

중요한 것만 남기고, 몽땅 종이는 재활용함에 버렸고, 먼지가 뽀얗게 쌓인 노트북과 모니터를 물티슈로 닦았다.

그러고 나서 해야 할 일을 노트에 적었다. 그렇게 하면 머릿속이 조금은 비워졌다.

 

집에 갇혀보니 평소에는 읽던 책을 쌓아놔서 바닥에까지 책에 놓여있고 그랬는데,

단지 책장 공간이 부족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란 것을 알았다.

치우려고 하면 있는 공간에서 좀 더 치워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 귀찮다는 이유로 그러지 않았을 뿐인 거다.

1회용 도시락통이랑 물 마신 페트병이랑 모두 정리하면 조금이라도 더 넓게 쓸 수 있었다.

이렇게 해놔야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도 덜 불쾌하다.

 

4. 그래도 날 생각해주는 건 가족이다.

 

→ 코로나 걸렸다니 조심하지 그랬냐는 어머니의 잔소리도 결국 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였고,

아내 역시 맛있는 거 먹고서 자랑하고 싶은데 꾹꾹 참아가며 나를 걱정해줬다.

 

5. 어떤 이유에서든 목표를 잃고, 무엇인가 되고 싶다, 이루고 싶다는 마음을 잃으면 끝이다.

→ '이제는 나이를 생각해야지.'가 아니다. 

언제까지 한국식 가치를 생각하며 쫓겨다니며 살다 죽을 건지?

나이를 생각해서라도 더더욱 도전해야 한다.

남의 밥을 오래 먹으면 도전의식이 사라진다더니 정말 틀린 게 없다.

 

'이 생활도 급여가 오를 거고 괜찮지 않을까?' 라는 안이한 생각을 할 때가 있었는데, 너무 무서운 생각이다.

아이한테도 그런 걸 가르치며 불분명한 미래를 위해 막연하게 공부하라고 잔소리할 건가?

 

이루고 싶은 게 없어지면 폭삭 늙는다.

어떻게 봐도 안 좋아보이는 것 빼고는 해볼 만 한 거 아닌가?